NEPA와 SBS를 경쟁자로 만드는 세상 미디어

아직도 소셜미디어를 블로그,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 서비스들은 영향력이 가장 큰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이기 때문에 그러한 인식이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지요. 그러나 소셜미디어의 출현이 단순히 세상에 새로운 몇 가지 매체가 등장함을 의미하는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소셜미디어는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습니다. 저는 소셜미디어를 "사용자들에 의해 가치가 공동으로 창조되는 인터넷 기반의 도구나 서비스"라는 정의를 좋아합니다. 소셜미디어의 특징은 무엇보다 채널의 개설과 운영에 아주 작은 비용이 든다는데 있습니다. 거의 누구나 채널(마치 방송국의 채널같은 것)을 가질 수 있을 정도로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그 채널들이 개설되는 플랫폼의 구축과 운영에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지만, 그것은 좀 다른 문제입니다. 다른 하나의 특징은 일대다(one-to-many) 뿐 아니라 다대다(many-to-many)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종래의 매스미디어는 컨텐츠의 생산과 배포를 통해서 여론을 주도하고 문화를 이끌었습니다. 매스미디어는 정치적, 문화적, 심지어 경제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지요. 매스미디어를 운영할 수 있는 사람은 아주 소수에 불과했습니다. 기술적으로나 사업적으로 플랫폼과 채널이 구분되기 불가능했던 매스미디어의 운영에는 막대한 자본이 필요했기 때문이지요. 지상파 방송 같은 경우에는 가용 주파수의 한계도 있었습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는 무척 다양한 가치가 생산됩니다. 그것은 정보, 지식, 오락, 정책, 공론, 예술작품, 과학적 발견, 사회관계 등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내용이며, 문자, 음성, 이미지, 동영상, 만화, 컷 등의 다양한 형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매스미디어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가치가 창출되기도 합니다. 과학적 발견, 공론, 사회관계가 그런 예가 될 것입니다. 그것은 많은 사용자들이 가치의 창출에 공동으로 참여하기(engage) 때문에 가능한 현상입니다.  
  


저렴한 출판 비용과 사용자들에의한 가치의 공동 생산이라는 특성은 조직은 물론이고 개인까지 미디어로 탈바꿈시켜놓고 있습니다. 종래에는 매체 기업과 비 매체 기업 사이에는 분명한 구분이 있었습니다. 예컨대 아웃도어 스포츠용품 회사인 네파(NEPA)와 SBS는 서로 경쟁자가 결코 아니었지요. 네파가 SBS의 광고주인 정도의 관계였습니다. 그런데 소셜미디어 세상에서는 네파와SBS가 경쟁자일 수 있습니다. 네파가 유튜브에 자기 자신의 채널을 개설하고 운영한다면, SBS는 사람들의 관심(attention)을 두고 네파와 경쟁하는 사이가 되는 것이지요. 

이미 그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네파는 vimeo.com에 NEPA TV라는 채널을 개설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직 규모상으로 지상파 방송에 비견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아웃도어 스포츠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의 주목을 두고서는 지상파 TV들과 이미 경쟁자가 되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심지어 개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기있는 블로거나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자는 TV방송국이나 신문사, 잡지사와 경쟁 관계에 들어갑니다. 소셜미디어에 의해 만들어지는 소위 주목 경제(attention economy)에서는 개인과 조직이 모두 잠재적 경쟁자가 됩니다. 사람들의 시선(주목)을 붙들기 위한 경쟁이지요. 소셜미디어 덕분에 사람들의 관심(주목)이야말로 이 시대의 가장 얻기 어려운 '재화'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개인도 사회조직도 모두가 미디어가 되는 세상, 어쩌면 그 세상으로의 전환이야말로 무소불위의 대중매체가 왜 그렇게 빠른 속도로 사회적 영향력을 잃어가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이고, 기업이나 기관은 물론이고, 개인들마저도 새로운 미디어 문법을 익혀야 하는 이유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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